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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법률상식ㅣ급하다고 내돈들여 집수리했다가...

필요비와 유익비, 돌려받을 수 있을까
표준계약서 속 숨은 함정과 설명의무

 

세입자가 거주 중인 집에 결함이 생겨 자비를 들여 수리한 경우, 과연 그 비용을 집주인에게 돌려받을 수 있을까? 이는 임대차 관련 법률상담에서 자주 등장하는 문제로, 민법상 ‘필요비’와 ‘유익비’의 구분이 핵심입니다.

 

필요비란 세입자가 임대 부동산을 보존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수도관이 파손되어 수리를 하지 않으면 거주가 불가능한 경우, 그 수리비는 필요비에 해당합니다.

 

반면 유익비란 임차인이 자신의 비용으로 건물의 가치를 높이거나 편의성을 개선한 비용으로, 예컨대 단열공사나 조경 설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민법 제626조에 따르면 세입자가 필요비를 지출했다면 임대차 기간 중이라도 임대인에게 즉시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유익비의 경우에는 임대차가 종료된 시점에 그로 인한 건물 가치 상승분이 현존하는 경우에 한해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규정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별도의 합의가 없을 때 적용되는 기본 원칙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계약서에서는 어떨까요.

 

많은 표준 부동산 임대차계약서에는 “임차인은 임대차 종료 시 임대 목적물을 원상 회복하여 반환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구는 겉보기에는 자연스럽지만, 판례는 이 조항이 임차인의 필요비 및 유익비 상환청구권을 미리 포기한 특약으로 해석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건물의 임차인이 임대차 종료 시 건물을 원상으로 복구하여 명도하기로 약정한 것은 건물에 지출한 각종 필요비 또는 유익비의 상환청구권을 미리 포기하기로 한 취지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0다37524, 2013다215172 판결)고 판시했습니다. 즉, 계약서에 해당 문구가 존재한다면 세입자는 이미 필요비·유익비 상환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되어 이후 이를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다수의 세입자가 이 문구의 법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한다는 점입니다.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는 인쇄된 표준계약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임차인이 법률적 전문지식 없이 조항의 의미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공인중개사는 「공인중개사법」 제25조에 따라 계약 내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항에 대해 설명할 의무가 있으므로, 세입자가 필요비·유익비 청구권을 미리 포기하게 되는 조항이라면 반드시 그 의미를 명확히 고지해야 합니다.

 

결국 세입자가 수리비를 지출한 후 이를 되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계약서에 어떤 문구가 포함되어 있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따라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원상회복 조항’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고, 필요하다면 해당 문구에 대한 삭제 또는 예외 조항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계약 체결은 단순한 서명 행위가 아니라, 법적 권리와 의무를 결정짓는 행위입니다. 세입자가 “급해서”, “그냥 서명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계약 전 꼼꼼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삼보 부동산중개법인 대표 김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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