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금융당국의 일관된 정책이 중요하다”며 시장 안정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7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월례간담회에서 “금융시장은 매일 열리고 매일 거래된다. 정치일정과 무관하게 국민의 일상과 시장은 계속 움직인다”며 “국민과 시장이 그나마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다소 유쾌한 장면도 있었습니다. 기자단이 “오늘이 마지막 간담회냐”고 묻자 그는 “답변하자니 애매하고 안 하자니 그렇다”며 웃으며 “오늘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 간담회 또한 불확실성의 영역으로 남겨둬야 하지 않겠느냐”고 여운을 남겼습니다.
정무직 공무원의 특성상 정권 교체기에는 임기와 상관없이 교체 가능성이 높지만, 김 위원장은 특유의 유머로 분위기를 가볍게 돌리며 정책 일관성에 대한 신뢰를 이어갔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안정”
김 위원장은 올해 남은 임기 동안 시장 안정을 금융정책의 핵심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 금융정책 면에서 해야 할 일을 잘 관리할 것”이라며 “특히 F4(거시경제·금융현안 점검회의)를 중심으로 매일 시장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7월 취임 당시에도 ‘시장안정’을 금융위원회의 제1과제로 제시했으며, 이후 주요 금융정책의 중심축으로 유지해왔습니다.
“예측가능한 금융정책, 원칙은 유지”
이날 간담회에서는 오는 7월부터 전 업권으로 확대될 예정인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주요 논의 대상이 됐습니다. 이 제도는 금리 상승 위험을 반영해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차주의 대출 한도를 조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3단계 스트레스 DSR 확대가 예정돼 있으며, 가계부채 관리는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이달 중 관계부처와 협의해 세부 시행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방과 수도권은 부동산시장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규제 속도나 강도에 차이를 두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새 정부 출범 후 제4 인터넷은행 인가 절차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은행산업의 경쟁 촉진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심사절차는 예정대로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정당한 절차에 따라 심사된 사안을 되돌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MG손보 처리, “계약자 보호가 우선”
최근 금융권 현안으로 떠오른 MG손해보험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보험계약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협의와 조율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달 안에 처리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교보험사 설립도 검토 중이며, 여러 대안 중 최적의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가교보험사는 부실보험사를 정리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임시 법인입니다.
‘지분형 모기지’, 김 위원장의 시그니처 정책
김병환 위원장이 임기 중 가장 주력해온 정책 중 하나는 ‘지분형 주택금융(모기지)’입니다. 이는 주택금융공사가 주택 매수자의 지분 일부를 취득해, 실수요자가 과도한 대출 없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를 엄격히 관리하는 상황에서도 자금조달이 어려운 실수요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적 제안이었다”며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으며,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정책의 방향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공공기관이 하방 리스크를 일부 부담해야 수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요가 많지 않거나 반대로 집값을 자극할 우려도 있어, 세부 설계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머와 균형감각, 금융정책의 또 다른 축”
이날 김 위원장의 간담회는 정책 브리핑을 넘어 리더십의 여유와 균형감각을 보여준 자리로 평가됩니다.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이임 국면에서도 그는 유머를 곁들이며 “정책의 불확실성은 최소화하고 시장의 예측가능성은 높이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