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집값이 본격적으로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급매물이 아니면 거래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7로, 작년 6월 셋째 주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수요 대비 공급을 나타내며, 100 미만일 경우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은 상황을 뜻합니다.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 주 이후 8주 연속 하락 중이며, 특히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동북권의 수치는 92.6으로 가장 낮습니다.
노원구 상계동의 ‘주공5단지’와 ‘상계 주공 12차’, ‘13차’ 등의 실거래가는 작년 하반기 대비 수천만 원씩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상계동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은 급매만 찾고 있어, 매도자들은 호가를 3000만~4000만 원 이상 낮춰야 거래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에 덜 민감한 강남권에서도 거래가 줄고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작년 10월 초 28억5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12월 말에는 26억1500만 원으로 2억3000만 원 떨어졌습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도 같은 기간 2억 원 넘게 하락했습니다.
잠실동 B 공인중개사는 “매수 문의가 거의 없고 실수요자들마저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9216건에서 이후 4개월 연속 4000건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아파트 매물은 지난해 8월부터 8만 건을 넘긴 뒤 현재 8만8675건으로 급증한 상태입니다.
전셋값도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한국부동산원은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0.01%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2주 연속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조만간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