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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책

영끌 후폭풍…서울 아파트 경매 4배 급증

2024년 임의경매 13만건 돌파…11년 만에 최대
이자 부담·대출 규제에 '영끌족' 경매로 내몰려

 

지난해 부동산 임의경매 건수가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며, 집값 상승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부동산에 투자했던 이들이 결국 버티지 못하고 경매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13만9847건으로 2023년보다 32.4% 증가했습니다. 이는 2022년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아파트·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임의경매가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집합건물 임의경매는 5만5419건으로 2023년 대비 41.8% 증가했고, 2022년과 비교하면 2배를 넘어섰습니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도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경매는 3267건으로, 2023년 1956건 대비 67% 급증했습니다. 2022년 798건과 비교하면 무려 4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기준금리가 2021년 1%대에서 2023년 3.5%까지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거래 위축과 대출 규제가 겹치며 주택 처분이 어려워진 영끌족들이 경매로 내몰리는 상황입니다.

 

수도권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이자가 늘어나 매도하려 해도 팔리지 않아 결국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시장이 얼어붙으며 급매물조차 매수 문의가 끊긴 상황입니다.

 

이처럼 경매 물건은 쏟아지고 있지만, 낙찰가율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7.38명으로 늘었지만, 낙찰가율은 10월 97%에서 12월 91.8%로 3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지지옥션은 올해 상반기에도 매각 물건이 누적되면서 낙찰가율이 8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저가 매수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어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갭투자가 어려운 토지거래허가구역의 물건도 경매로 나오면 전세를 놓을 수 있어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강남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120㎡가 감정가 38억9000만원에 경매에 나왔지만 응찰자 없이 유찰됐습니다. 같은 시기 잠실동 '잠실엘스'도 응찰자 없이 유찰되며 시장 냉각을 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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