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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책

유튜버 다음은 버튜버? 음원부터 웹툰까지 점령 나선다

이세돌, 버추얼 그룹 최초로 멜론의 전당 올라
IP 활용해 이모티콘, 웹툰에 활용 예정
서브 컬처 성장세에 힘입어 버튜버 시장 확장
일본에선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아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버추얼 유튜버(이하 버튜버)가 웹툰부터 음원, 콘텐츠, 게임 산업 분야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이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6인조 버튜버 그룹 '이세계아이돌(이하 이세돌)'이 지난 6월 발매한 음원 '락다운(LOCKDOWN)'이 공개 24시간만에 스트리밍 100만회를 돌파해 '멜론의 전당'에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멜론은 올해 1월부터 K팝을 이끈 주역을 기념하기 위해 멜론의 전당을 선보여왔습니다. 멜론의 전당은 ▲발매 후 24시간 누적 스트리밍이 100만회 이상 달성을 기념하는 '앨범 부문' ▲데뷔 후 누적 스트리밍이 10억건 이상 달성을 기념하는 '아티스트 부문'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앨범 부문서 멜론의 전당에 오른 가수는 10일 기준 뉴진스, 몬스타엑스, 태양, NCT127, IVE 등 32개 팀입니다. 이세돌은 버튜버 아티스트로는 최초로 21시간 40분만에 스트리밍 100만회를 달성했습니다. 

 

이세돌의 이번 음원은 웹툰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 론칭을 기념하며 제작된 OST입니다. 카카오엔터는 이를 위해 지난 1년여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협업을 제안하면서 시작된 프로젝트"라면서 "1020세대를 포함해 많은 팬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왁타버스에 매력을 느껴 우왁굳측에 제안드리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엔터는 '이세돌' IP를 활용한 또 다른 웹툰 '차원을 넘어, 이세계 아이돌'도 지난 6월 22일 론칭했습니다. 해당 웹툰 관련 이모티콘과 OST를 추가로 공개하며 이세돌을 향한 열기를 이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버튜버, MZ세대는 알지만 아재들은 모른다

 

버튜버는 버추얼 유튜버의 준말입니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아마존이 운영하는 '트위치' 스트리머까지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버튜버라는 용어는 2016년 일본 버튜버 '키즈나 아이'가 최초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후 일본에서 '니지산지'와 '홀로라이브' 소속 버튜버들이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세돌'을 기점으로 버튜버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인기 스트리머 '우왁굳'은 지난 2021년 버추얼 아이돌 그룹을 만들기 위한 오디션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네', '징버거', '릴파', '주르르', '고세구', '비챤' 등 6명의 인원이 선발됐습니다.

 

 

트위치 스트리머 분석 사이트 '트위치 트래커'에 따르면 7월 기준, 이세돌 멤버의 국내 평균 시청자 수는 모두 6000명이 넘습니다.

 

국내 인기를 끌고 있는 버튜버의 숫자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스트리머 '강지'가 이끌고 있는 버튜버 그룹 스텔라이브 소속 '아야츠노 유니', '아이리 칸나', '시라유키 히나', '네네코 마시로', '아라하시 타비', '아카네 리제' 등도 7월 기준 트위치 평균 시청자 30위권 안에 포함돼있습니다.

 

MCN 카론크리에이티브에 소속된 버튜버 그룹 '레볼루션하트'의 경우에는 지난해 6개 지역 CGV에서 진행한 쇼케이스가 3분만에 매진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최근 강서구청에서는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버튜버 '새로미'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서브컬쳐 및 일본 애니 캐릭터 기반 성장   

 

업계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 기존 서브컬처(subculture: 하위문화) 소비층을 기반으로 버튜버 시장 확장이 연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버튜버 시장 성장 이전에 국내 시장에서 서브컬처 애니메이션, 게임의 성장이 가속화 되었다는 평가입니다. 

 

이세계 아이돌의 오디션이 진행되던 2021년 극장가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 무한 열차>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코로나와 더불어 반일 감정이 고조되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수는 215만명을 돌파했습니다.

 

2023년 들어서 나온 일본 애니메이션도 극장가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관객수 468만명,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은 관객수 553만명을 기록했습니다.

 

OTT 서비스 넷플릭스에서는 <스파이 패밀리>, <최애의 아이>, <체인소맨> 등 일본 애니메이션이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에 오르며 인기를 끈 바 있습니다. 

 

 

게임 업계에서는 '승리의 여신:니케', '우마무스메', '원신', '블루아카이브' 등 서브컬처 게임 군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넥슨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블루아카이브'의 경우 2022년 구글 플레이가 선정한 올해를 빛낸 인기 게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버튜버는 애니메이션, 게임과 달리 실시간으로 소통한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서브컬처 소비층에게 이러한 부분이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넷마블 등 관심, 또 하나의 IP로 성장 가능성 대두

 

일본에서 버튜버는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버튜버 회사 '니지산지'를 운영하는 '애니칼라'는 지난해 6월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공모가액 1530엔(원화 약 1만3968원)이었으나 지난 7월 9일 종가 기준 7370엔(원화 약 6만7283원)에 거래되며 1년 사이 약 4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애니컬러는 2022년 5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매출액이 253억엔(원화 약 2310억원), 영업이익 42억엔(원화 약 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8.9%, 영업이익은 124.5%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홀로라이브 운영사 '커버'도 올해 3월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진행했습니다. 공모가액 750엔(원화 약 6844원)에서 지난 7월 9일 종가 기준 2506엔(원화 약 2만 2867원)에 거래되며 4달 사이 약 3배 넘게 늘어났습니다.

 

커버는 2022년 4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매출액 204억엔(원화 약 1873억원), 영업이익 34억엔(원화 약 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9.7%, 영업이익은 84.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일본 버튜버 회사들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기반으로 IP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홀로라이브 소속 버튜버들은 지난 2일 미국 뉴욕에 위치한 6000석 규모의 '유튜브 극장'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티켓의 가격은 6500엔(원화 약 5만 9400원)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 엔터를 비롯한 콘텐츠 업계와 게임 업계에서 버튜버 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카카오 엔터는 올해 1월 버튜버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녀 리버스'를 론칭해 피버스라는 그룹을 탄생시킨 바 있습니다.

 

넷마블은 카카오와 협업해 가상인간 걸그룹 ‘메이브’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넷마블은 '메이브' 세계관을 활용한 웹툰을 선보이는 등 IP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스타트업계에서도 버튜버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습니다. 유니스트 교수로 재직 중인 배준범 필더세임 대표는 VR 장갑 '몰리센'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버튜버용 모션 캡쳐 솔루션 '멜리고'를 선보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세돌뿐만 아니라 다양한 버추얼 크리에이터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다양한 영상 플랫폼에서 IP를 활용하려는 시도는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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