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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책

HBM에서 엇갈린 삼성·SK의 1분기…‘HBM4’로 격차 좁힐까

벌어진 양사 실적 격차… HBM 중요성 부각
엔비디아 퀄 테스트 통과 앞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HBM4까지 순풍 탈까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가 잇따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4일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이 17조6391억원, 영업이익이 7조440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었던 지난 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높은 실적입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설루션) 부문은 1분기 매출 25조1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서버용 D램 판매 확대 등으로 추가 구매 수요가 있었으나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의 영향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판매가 감소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DS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00억원, 직전 분기 대비 1조8000억원이 감소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인 7조4405억원과 비교해도 6조원 이상의 격차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각각 1조9100억원, 2조8860억원으로 채 1조원의 격차가 나지 않던 것에 비하면 확연히 벌어진 격차입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2분기에 HBM3E 12단 개선 제품의 초기 수요 대응과 서버용 고용량 제품 중심의 사업 운영을 통해 고부가 가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습니다. 또한, 하반기에는 AI 서버용 수요 대응을 위해 HBM3E 12단 개선 제품 및 128GB 이상 고용량 DDR5(Double Data Rate 5) 판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30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에 HBM3E 개선 제품의 샘플 공급을 완료했고 2분기부터 판매 기업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HBM 판매량은 1분기에 저점을 찍은 후 매 분기 계단식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는 'HBM 큰손'인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위해 현재 HBM3E 개선 제품 개발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김 부사장이 콘퍼런스콜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엔비디아에 제공한 HBM3E 개선 제품이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다면 이에 대한 판매량과 함께 매출도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HBM4에 대해서는 "HBM4는 고객사 과제 일정에 맞춰 기존 계획대로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커스텀 HBM 또한 HBM4 및 HBM4E 기반으로 복수의 고객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엔비디아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고 HBM의 주요 공급사로서 자리매김한 SK하이닉스도 HBM 시장의 리더로서의 경쟁력을 공고히 해나가겠다는 의지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0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HBM3E 12단으로 전환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2분기에는 기존 계획대로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이 HBM3E 12단으로 판매될 예정"이라며 "고객 수요에 원활히 대응하기 위해 당사는 기존 팹의 제품 믹스를 최적화하고, 자원을 재배치하는 등 HBM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업계 최초로 6세대 HBM인 HBM4 12단 제품의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원래 계획보다 빠르게 출하를 시작했으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과의 인증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HBM4에 대해서는 "HBM4 12단의 제품은 고객 수요에 맞춰 올해 내 양산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차세대 HBM 제품 시장에서도 당사의 위상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 제품은 엔비디아의 '블랙웰 울트라'에 단독 공급 중이며 HBM4 역시 인증 절차를 마치는 대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 '루빈'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HBM3E 개선 제품의 퀄 테스트 통과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엔비디아의 삼성전자 온양 캠퍼스 실사 점검에서 최소 요건을 충족했으며 퀄 테스트는 6월 중으로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비해 D램, 낸드와 같은 범용 메모리 생산 비중이 큰 만큼 최근 저가 메모리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DS부문의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 반도체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HBM3E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어야 하반기 HBM4 양산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부분이 해결된다면 삼성전자 DS부문이 하반기 실적을 이끄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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