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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 드라이빙] 승차감, 화물차 맞아? 픽업트럭의 통념을 깬 무쏘 EV

KGM, 국내 첫 전기 픽업트럭 출시
승차감과 가격 경쟁력 우수, 전기 픽업트럭 시장 개척 관건

 

양평=KG모빌리티(이하 KGM)이 지난 3월 선보인 무쏘 EV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전기 픽업트럭입니다. 지난 4월 중순 무쏘 EV를 타고 서울 강남구 세곡동 KGM 익스피리언스센터 강남에서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두물머리까지 왕복 3시간 남짓 시승을 해봤습니다. 

 

무쏘 EV의 가장 큰 특징은 픽업트럭 답지 않았던 '승차감'이었습니다. 픽업트럭은 기본적으로 짐을 싣는 '화물차'개념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도심에서 출퇴근을 하거나 혹은 장거리 여행을 하는 데는 어울리지 않는 차량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즉 승차감을 우선순위로 만들어지는 차량이 아니란 의미입니다. 

 

하지만 무쏘 EV를 운전하면서 든 첫 느낌은 매끄러음과 단단함이 조화로운 승차감이었습니다. 조수석에서의 승차감 역시 대형 SUV를 타는 듯 픽업트럭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을 감안하면 '무쏘 EV는 과연 픽업트럭 인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노면을 미끄러지듯이 달리는 감각은 지난 3월에 시승했던 KGM의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비교했을 때 보다 더 낫다고 느껴졌습니다.

 

시속 100km 이상에서 추월 가속을 시도할 때, 전기모터의 민첩한 반응 덕분에 차량이 가볍게 앞으로 치고 나갔습니다. 지난 3월에 시승했던 토레스 하이브리드보다 한층 경쾌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방지턱을 넘을 때 후륜이 살짝 들리는 듯한 반응이 있었으나 짐칸에 짐을 싣지 않은 공차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무쏘 EV에는 접근각 19.2°, 이탈각 23°, 최저 지상고 187mm에 기반한 셀프 레벨라이저 시스템이 적용돼 적재 하중의 변화에 따라 후륜 측 차고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일반 댐퍼 기능까지 더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최대 적재 500kg의 후면 오픈형 적재 테크에 일정 무게의 짐이 실렸을 때 주행시 안정감이나 방지턱을 넘을 때의 승차감이 더 낫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합니다. 픽업트럽 답게 짐을 실었을 때의 차량의 거동과 승차감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입니다.

 

양수리에서 팔당대교 옛길의 굴곡이 많은 구간을 지날 때 좌우 핸들링은 묵직하다기 보단 상대적으로 가벼웠지만 차체의 밸런스가 무너지진 않았습니다. 토크가 좋다보니 언덕길을 오를 때 출력의 저하가 없었고 내리막길에서의 브레이크의 제동력도 준수했습니다. 고속에서는 픽업트럭 특성상 풍절음이나 외부 소음이 어느정도 들어왔지만 신경을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무쏘 EV는 BYD에서 만든 80.6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하여 1회 충전 시 최대 400km의 주행이 가능하며, 복합 전비는 4.2km/kWh입니다. 152.2kW 전륜 구동 모터를 통해 최고 출력 207마력(ps)과 최대 토크 34.6kgf·m의 성능을 발휘하며 AWD 모델은 최고 출력 413마력(ps)과 최대 토크 64.9kgf·m의 성능을 제공합니다. 3시간 남짓 고속도로와 국도를 운전하는 동안 전비는 5.6km/kWh 정도로 나왔습니다. 

 

실내 인테리어는 KGM이 경쟁사들에 비해 평가가 야박해질 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기존 토레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실내 인테리어 구성을 고급감으로 감추려 했지만 '새로운 모델'이라는 인식을 주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소상공인들이 무쏘 EV를 상용으로 쓰기엔 공조장치 등에 물리버튼이 없는 것은 아무래도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수납 동선 등도 개선해야 할 지점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픽업트럭이 일반 승용차량과 비교했을 때 가장 불리한 점 중에 하나였던 2열의 승차감이나 편의성도 크게 개선했습니다. 2열 좌석도 리클라이닝이 되는만큼 2열 승객들이 허리를 꼿꼿히 세우고 타는 불편함을 제거했습니다. 픽업트럭의 단점을 극복하려는 데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무쏘 EV는 전장 5160mm, 전폭 1920mm, 전고1740mm, 휠베이스 3150mm로 현대차의 플래그십 SUV 펠리세이드의 전장 5060mm, 전폭 1980mm, 전고 1805mm , 휠베이스 2970mm와 비교하면 차체와 휠베이스는 더 길고 전폭과 전고는 짧은 차량입니다. 따라서 도심 지하주차장이나 아파트 주차장 등에서는 주차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무쏘 EV는 차 바닥을 보여주는 ‘클리어사이트 그라운드 뷰’를 적용, 주차 편의성을 강화했습니다.

무쏘 EV는 전기 화물차로 분류되어 국고 보조금 652만원과 서울시 기준 지자체 보조금 186만원을 적용받을 수 있어 실제 구매 가격은 3000만원 후반대로 형성됩니다. 소상공인은 추가 지원과 부가세 환급 등 혜택을 받아 실구매가는 3300만원대까지 낮아질 수 있습니다. 가성비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과언은 아닙니다. 

 

KGM의 4월 판매 발표에 따르면, 무쏘 EV의 판매량은 4월 한 달간 전월 대비 36.7% 증가한 719대를 기록했습니다. 무쏘 EV의 3~4월 누적 판매량을 합치면 1245대로 KGM의 새로운 간판 모델을 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KGM은 토레스 하이브리드에 이어 무쏘 EV를 통해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도 후발주자로서 기술력을 입증해냈습니다. 문제는 새모델 답지 않게 인테리어의 참신함 부족으로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는 지점이 줄었고 기아의 타스만과 같은 경쟁모델이 출시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무쏘 EV는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픽업트럭의 전동화라는 과제를 풀어낸 차량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승차감, 정숙성, 주행 성능 면에서 분명한 진화를 보여줬고, 기존 SUV를 대체하면서 페밀리카의 실용성을 강조한 도심형 전기 픽업트럭이란 컨셉도 명확합니다.

 

 

KGM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틈새 시장을 개척하며 픽업트럭의 명가를 재건하고 전동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그 가능성과 풀어야 할 과제를 함께 보여준 모델이 바로 무쏘 EV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무쏘 EV가 향후 한국의 픽업트럭 시장과 전기차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 지 올해 자동차 시장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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